앞에서 양주시 여중생 살해사건에 대한 기사를 읽고 의견을 주신 심효인님의 관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사실 전 정확한 기사내용(무슨 신문,몇일자)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서 어떻게 기사가 구성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말이라는 것은 맥락을 무시하고 몇 마디 자구만을 따로 떼어 논의하기는 어려우니까요.

아쉬운대로 제가 갖고 있는 외국인범죄에 대한 생각을 몇자 밝힐까 합니다.

일단 그 기사에서 인용한

"외국인범죄의 증가현상은 일반적으로 사람이 모여살고 있는 곳에서 발생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는 표현은 분명히 내가 했던 말의 일부입니다.

그런데 그 말이 외국인 불법체류자에 의한 여중생 살해사건을 해석하는 말로서는 너무도 부적절한 것임에 분명합니다.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극단적인 살해사건을 누가 감히 ".. 인간 사회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대개의 극단적인 연쇄살인, 어린이 유괴살인, 성폭행 및 살해 사건은 그렇게 다발하는 것이 아니고, 또 각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감히 간접적으로 전해 듣기에도 끔찍한 것들입니다. 때때로 그러한 사건에 대해 객관적인 설명을 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일인 것 같아 보입니다. 그만큼 예외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국내에 외국인체류자가 증가하고 있고, 그로 인해 여러가지 범죄가 증가하는 현상은 내국인에 의해 범죄가 일정한 정도 발생하는 것처럼, 비슷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다보면 서로 시비도 생기도, 주먹질도 하게 되고, 때로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사기사건으로 비화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앞에서 인터뷰에서 말했던 내용은 바로 그런 현상을 이야기 한 것입니다. 내국인들 사이에서 일정한 정도의 범죄사건이 발생하는 것처럼,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증가하게 되면 외국인에 의한 범죄사건 역시 증가하게 된다는 아주 상식적인 수준의 언급이었습니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숫자는 최근 급속하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외국인이 가해자가 되는 범죄사건의 숫자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현상을 보고 외국인의 범죄가 매우 심각하다거나 흉포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외국인범죄에 대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외국인의 범죄율은, 특히 불법체류자가 많은 동남아시아 국적의 외국인 범죄율은 내국인에 비하여 현저하게 낮은 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대부분의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은 범죄피해자인 경우에도 이를 드러내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들의 지위가 불법체류자이기 때문이지요. 단지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모두 범죄인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만일 한국의 30대 후반의 어떤 실업자 남자가 아주 극단적인 살인사건을 저질렀다고 할 때, 우리가 30대 후반의 실업자 남자를 모두 살인자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사람으로 바라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외국인 불법체류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들은 오히려 자신을 숨기기 위하여 웬만해서는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으려할 것입니다. 단순한 선입견으로 모든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죄인시 해서는 안되지 않을까요?

약간의 오해가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최영신 올림